팔을 들어 올릴 때 움직이는 것은 팔뼈만이 아닙니다. 등에 붙어 있는 견갑골이 함께 위로 돌면서, 팔뼈가 지나갈 자리를 만들어 줍니다. 이 협응이 어긋나면 같은 힘줄과 점액낭이 더 좁아진 공간에서 부딪히게 됩니다. 다만 견갑골 움직임이 통증의 원인이라기보다는, 어깨가 받는 부담을 나누는 변수에 가깝습니다.
양산 호랑이부부한의원 대표원장,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정범환입니다.
어깨 치료를 몇 주 받으신 분이 이렇게 물으신 적이 있습니다. “어깨를 치료하는데 왜 자꾸 등을 만지시나요?”
팔을 올릴 때 견갑골은 무엇을 하나요
팔을 머리 위까지 올리는 동안 어깨 관절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견갑골이 함께 돌면서 지붕을 비켜 줍니다.
팔을 옆으로 들어 올릴 때 전체 각도의 대략 3분의 1은 견갑골이 담당합니다. 견갑골은 위로 회전하고, 뒤로 기울고, 바깥으로 돌면서 견봉과 상완골 사이의 공간을 넓힙니다. 이 세 가지가 제때 일어나면 회전근개 힘줄과 견봉하 점액낭이 좁은 자리에서 눌리지 않고 지나갑니다.
문제는 견갑골이 등에 뼈로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근육이 붙잡고 있는 구조라 몸통 자세와 근육 상태에 따라 위치와 타이밍이 쉽게 달라집니다. 흉추가 굽어 있으면 견갑골이 위로 회전할 자리 자체가 줄어듭니다.
그런데 어긋난 사람이 아주 흔합니다
견갑골 움직임이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만으로는 지금 아픈 이유가 설명되지 않습니다.
머리 위로 팔을 쓰는 종목의 선수와 그렇지 않은 종목의 선수를 모아 검토한 연구(Burn 등, 2016, Orthopaedic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서, 견갑골 운동이상이 확인된 비율은 각각 61퍼센트와 33퍼센트였습니다. 이들은 어깨 통증 때문에 검사받은 사람들이 아니라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관찰된 사람들입니다.
앞서 어깨 영상 소견에 대해 말씀드린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남들과 다른 움직임이 보인다고 해서 그것이 지금의 통증을 만들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래도 무시할 변수는 아닙니다
견갑골 움직임은 통증을 결정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아플 확률을 밀어 올리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통증이 없던 선수 419명을 다섯 개 연구에서 모아 9개월에서 24개월간 추적한 메타분석(Hickey 등, 2018,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서, 견갑골 운동이상이 있던 쪽은 35퍼센트(160명 중 56명)가 그 기간에 어깨 통증을 겪었습니다. 없던 쪽은 25퍼센트(259명 중 65명)였습니다.
숫자를 뒤집어 읽으면 운동이상이 있어도 3분의 2 가까이는 통증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같은 주제를 다시 검토한 연구(Hogan 등, 2021, 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서는 견갑골 운동이상을 단독 위험인자로 보기 어렵다고 정리했습니다. 훈련량, 가동범위, 근력 같은 다른 요소와 함께 놓고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견갑골은 원인이 아니라 부하를 나누는 변수입니다. 그래서 확인할 것은 “틀어졌는가”가 아니라 “지금 아픈 이 어깨에서 부담을 더하고 있는가”입니다.
다만 아래에 해당하면 근육 문제가 아니라 신경 쪽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 견갑골 안쪽 가장자리가 눈에 띄게 들뜨고, 벽을 밀 때 더 심해지는 경우
- 목이나 겨드랑이 부위 수술·시술 뒤에 갑자기 생긴 경우
- 어깨 주변 근육이 한쪽만 눈에 보이게 마른 경우
- 팔 저림이나 힘 빠짐이 함께 있는 경우
진료실에서는 무엇을 보나요
저희는 서 있는 자세의 견갑골 위치보다 움직이는 동안을 봅니다. 팔을 올릴 때 견갑골이 몇 도쯤부터 따라 도는지, 그리고 내릴 때 제어가 되는지를 나눠 기록합니다. 어긋남은 올릴 때보다 내릴 때 더 잘 드러납니다. 양쪽을 비교하고, 흉추가 얼마나 펴지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흉추가 굳어 있으면 견갑골이 돌 자리가 줄기 때문에, 이 부분은 추나로 흉추와 견갑흉곽의 움직임을 확보하는 쪽으로 접근합니다. 견봉 아래 조직이 실제로 자극받고 있는지는 초음파로 같이 봅니다.
어깨 충돌 증상에 대한 보존적 치료를 모아 분석한 연구(Steuri 등, 2017,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서는, 그 사람의 문제에 맞춘 특정 운동이 일반적인 운동보다 더 나은 결과와 연관되어 보고되었습니다. 어느 견갑골이든 똑같이 다루는 방식과, 지금 이 어깨에서 무엇이 어긋나 있는지를 보고 정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여기까지 정리되면 남는 질문이 있습니다. 같은 움직임 문제를 같은 방식으로 다뤄도 한 달에 자리를 잡는 분이 있고 반년을 끄는 분이 있습니다. 움직임을 새로 익히는 것도 조직이 견뎌 주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밤에 통증으로 자주 깨면 회복할 시간이 줄고, 소화가 안 되어 잘 못 드시면 회복에 쓸 재료가 부족합니다. 약침이 자극받는 자리와 굳은 자리를 직접 다루는 일이라면, 한약은 그 몸이 새 움직임을 감당할 조건을 다루는 일입니다. 저희는 진맥과 문진, 필요하면 혈액검사로 지금 회복을 붙잡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에 맞춰 약침의 종류와 한약 처방의 방향을 함께 정합니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는 견갑골 움직임이 어깨 통증에 관여하는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다만 그 어긋남이 원래 그 사람의 움직임인지 지금 통증 때문에 생긴 것인지, 흉추가 얼마나 관여하고 있는지, 그리고 새 움직임을 몸이 감당할 조건이 되는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앞의 둘은 직접 움직여 보고 초음파로, 마지막은 진맥과 문진으로 확인해야 알 수 있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침과 약침 위주로 갈지, 추나에 무게를 둘지, 한약을 함께 쓸지가 달라집니다.
어깨를 볼 때 등을 함께 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아픈 자리가 어깨라고 해서 문제가 어깨 안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견갑골 움직임이 남들과 다른 것 자체는 흔한 소견입니다. 통증이 없는 상태에서 검사받은 선수들에서도 종목에 따라 33퍼센트에서 61퍼센트까지 확인됐습니다. 다만 통증이 없던 선수를 추적한 연구에서 운동이상이 있던 쪽이 그렇지 않은 쪽보다 어깨 통증을 더 많이 겪은 것도 사실입니다. 원인으로 단정할 것도, 무시할 것도 아니라는 뜻입니다.견갑골이 틀어졌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것 때문에 아픈 건가요?
팔을 올리는 각도의 대략 3분의 1을 견갑골이 담당하고, 견갑골은 흉추 위에 얹혀 움직입니다. 흉추가 굳어 있으면 견갑골이 위로 돌 자리가 줄고, 그만큼 견봉 아래 공간이 좁아집니다. 어깨 조직을 다루면서 등의 움직임을 함께 확보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어깨가 아픈데 왜 등을 치료하나요?
움직임을 유지하는 것 자체는 도움이 됩니다. 다만 어떤 어긋남인지에 따라 필요한 운동이 달라집니다. 어깨 충돌 증상 연구에서도 그 사람의 문제에 맞춘 특정 운동이 일반적인 운동보다 나은 결과와 연관되어 보고됐습니다. 통증이 있는 동안에는 어느 방향을 늘리고 어느 방향을 쓰지 않을지를 먼저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견갑골 운동을 혼자 해도 되나요?
두 가지를 봅니다. 통증이 최근에 생겼고 밤에 잘 주무시며 체력에 큰 변화가 없다면 침과 약침, 추나 위주로 경과를 봅니다. 반대로 통증이 3개월 이상 이어졌거나 밤에 깨거나 예전 같으면 나았을 것이 안 낫는다고 느끼신다면, 약침으로 아픈 자리를 다루면서 한약으로 회복 조건을 같이 봐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 진료에서 이 부분을 먼저 확인하고 말씀드립니다.침만 맞아도 되나요, 한약도 먹어야 하나요?
세 가지를 살펴 오시면 됩니다. 첫째, 팔을 올릴 때보다 내릴 때가 더 불편한지. 둘째, 등을 펴고 팔을 올릴 때와 구부정하게 올릴 때 통증이 달라지는지. 셋째, 양쪽 어깨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다른지입니다. 첫 진료에서는 팔을 올리고 내리는 동안의 견갑골 움직임을 나눠 기록하고, 흉추 신전 범위를 확인하고, 초음파로 견봉 아래 조직 상태를 함께 봅니다. 위에 적은 감별 항목에 해당하면 신경 쪽부터 확인해 드립니다.그럼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참고문헌
- Burn MB, McCulloch PC, Lintner DM, Liberman SR, Harris JD. Prevalence of scapular dyskinesis in overhead and nonoverhead athletes: a systematic review. Orthop J Sports Med. 2016;4(2):2325967115627608.
- Hickey D, Solvig V, Cavalheri V, Harrold M, McKenna L. Scapular dyskinesis increases the risk of future shoulder pain by 43% in asymptomatic athlete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r J Sports Med. 2018;52(2):102-110.
- Hogan C, Corbett JA, Ashton S, Perraton L, Frame R, Dakic J. Scapular dyskinesis is not an isolated risk factor for shoulder injury in athlete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Am J Sports Med. 2021;49(10):2843-2853.
- Steuri R, Sattelmayer M, Elsig S, et al. Effectiveness of conservative interventions including exercise, manual therapy and medical management in adults with shoulder impingement: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CTs. Br J Sports Med. 2017;51(18):1340-13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