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출산 후 골반통이 몇 년째 남아 있는 이유

허리출산 후 골반통이 몇 년째 남아 있는 이유호랑이부부한의원

출산 후 몇 년이 지나도 골반통이 남는 이유는 호르몬이 아니라 세 가지입니다. 임신 중 느슨해진 인대가 그 길이로 굳어 버린 것, 그 인대를 대신 붙잡아야 할 근육이 돌아오지 않은 것,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육아 자세가 인대에 같은 방향의 힘을 계속 주는 것입니다. 이 셋이 겹치면 시간이 지나도 저절로 회복될 조건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양산 호랑이부부한의원 대표원장,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정범환입니다.

“애가 벌써 네 살인데 아직도 골반이 아파요. 출산하고 나면 다 좋아진다고 했는데요.” 진료실에서 이 말을 들을 때 저는 아이를 어느 쪽으로 안으시는지부터 묻습니다.

출산 후 골반통은 실제로 얼마나 오래가나요

임신 관련 골반통을 정리한 체계적 문헌고찰(Wu 등, 2004, European Spine Journal)에서 임신 중 여성의 약 45%가 골반통이나 요통을 겪었고, 출산 후에도 약 25%에 남아 있었으며, 약 7%는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임신 중 골반통이 있던 여성 530명에게 11년 뒤 설문과 검진을 한 스웨덴 연구(Elden 등, 2016, BMC Musculoskeletal Disorders)에서는 응답자 열 명 중 한 명꼴로 골반통이 그대로 확인되었고, 임신 전 요통 병력이 있던 경우 장기 통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출산하면 다 좋아진다”는 말은 열 명 중 아홉에게는 맞고, 한 명에게는 맞지 않습니다. 이 글은 그 한 명을 위한 글입니다.

첫째, 인대는 느슨해진 길이로 굳습니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이 골반 인대를 느슨하게 만들어 출산 통로를 넓힙니다. 출산 뒤 호르몬은 몇 주 안에 임신 전 수준으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몇 년 뒤까지 남은 통증을 호르몬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임신 중 골반통과 이 호르몬 농도가 연관되지 않았다는 연구도 있습니다(Hansen 등, 1996).

문제는 호르몬이 빠진 뒤에도 인대가 늘어난 길이 그대로 재조직된다는 점입니다. 인대는 혈류가 적어 회복이 느린 조직이고, 늘어난 상태에서 계속 힘을 받으면 원래 길이로 돌아가지 않고 그 길이로 굳습니다. 산후 골반통 여성에서 천장관절(엉치뼈와 골반뼈가 만나는 관절) 뒤쪽을 길게 덮는 인대를 누를 때 통증이 재현되는 경우가 흔하다는 점은 이 인대가 늘어난 채 예민해져 있다는 뜻입니다(Vleeming 등, 2002).

늘어난 인대는 관절을 붙잡는 힘이 약합니다. 그 관절에 체중이 실릴 때마다 인대 부착부가 당겨지고, 당겨질 때마다 통증이 납니다. 돌아누울 때, 한 발로 설 때, 계단을 오를 때 아픈 이유입니다.

둘째, 인대 대신 붙잡아야 할 근육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골반 관절의 안정성은 세 겹입니다. 뼈의 맞물림, 인대, 그리고 근육입니다. 여성은 뼈의 맞물림이 남성보다 느슨하고, 출산 뒤에는 인대까지 늘어나 있으니, 남은 것은 근육입니다. 아랫배 깊은 근육, 골반 바닥 근육, 큰볼기근, 허리 깊은 곳의 다열근이 인대 대신 관절을 붙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출산은 바로 그 근육들을 늘리고 상하게 하는 과정입니다. 임신 중 복벽이 늘어나고, 분만 과정에서 골반 바닥 근육이 손상되며, 그 뒤에는 운동할 틈 없이 육아가 시작됩니다. 인대도 약하고 근육도 약한 상태로 몇 년이 갑니다.

산후 골반통 여성 81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시험(Stuge 등, 2004, Spine)에서, 20주 동안 이 근육들을 개별 지도하며 훈련한 군은 2년 뒤 85%가 일상 장애가 거의 없는 상태였고, 일반 물리치료만 받은 군은 47%였습니다. 반면 산후 3개월 여성 88명에게 집에서 혼자 하는 안정화 운동만 안내한 연구(Gutke 등, 2010)에서는 자연 경과와 차이가 없었습니다. 어떤 근육을 어떻게 쓰는지 확인받으며 하는 것과 혼자 하는 것의 차이입니다.

셋째, 육아 자세가 매일 같은 방향으로 골반을 당깁니다

인대가 회복되려면 당기는 힘이 멈춰야 합니다. 육아는 그 힘을 멈추게 하지 않습니다. 진료실에서 반복해서 확인되는 자세는 네 가지입니다.

  • 아이를 한쪽 골반에 걸쳐 안기 — 반대쪽 골반을 올리고 몸통을 기울이므로 한쪽 천장관절에 체중이 몰립니다. 늘 같은 쪽으로 안습니다
  • 바닥에서 아이 들어올리기 — 허리를 굽힌 상태에서 비틀며 들어올릴 때 천장관절 인대가 가장 세게 당겨집니다. 하루 수십 번입니다
  • 한쪽으로 몸을 꺾은 수유 자세 — 30분씩 하루 여러 번, 골반을 한쪽으로 돌린 채 고정합니다
  • 카시트에 아이 태우기 — 몸통을 돌린 채 팔을 뻗어 아이 무게를 옮기는 동작입니다

이 자세들은 하나하나는 가볍지만 몇 년 동안 매일 같은 방향으로 반복됩니다. 늘어난 인대가 회복될 틈을 주지 않고, 골반을 한쪽으로 조금씩 틀어 놓습니다. 몇 년 된 산후 골반통 환자분의 골반이 한쪽으로 기울어 있고 통증도 그쪽에 몰려 있는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다른 진료가 먼저인 신호

아래 신호가 함께 있으면 근골격 치료보다 다른 진료가 먼저입니다.

  • 골반통과 함께 열이 나거나, 출산 뒤 출혈이나 분비물이 평소와 다를 때 → 산부인과가 먼저입니다
  • 골반 앞쪽 치골 부위 통증이 심해 걷기 어렵거나 다리를 벌릴 때 심하게 아플 때 → 치골결합 상태를 영상으로 먼저 확인합니다
  • 소변이 새는 정도가 심하거나 배뇨가 불편할 때 → 골반 바닥 손상 여부를 산부인과나 비뇨의학과에서 확인합니다
  •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질 때
  • 자세와 관계없이 밤에 더 심해지고 체중이 이유 없이 줄 때

이 신호가 없다면 인대와 근육, 자세를 차분히 볼 시간이 있습니다.

저희 진료실에서는 이렇게 확인하고 접근합니다

저희는 어느 인대가 남아 있는지부터 가립니다. 천장관절 뒤쪽 인대인지 골반 앞쪽 치골결합인지를 압통과 부하 검사로 나누고, 초음파로 뒤쪽 인대의 두께와 부착부 상태를 봅니다. 누운 자세에서 한쪽 다리를 들 때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는지도 확인하는데, 이 검사는 골반을 붙잡는 근육이 제 역할을 하는지 보는 검사입니다(Mens 등, 2001). 체성분 검사로 부위별 근육량을 보면 출산 뒤 어느 쪽이 얼마나 빠져 있는지 숫자로 확인됩니다.

늘어난 인대의 부착부는 침과 약침으로 다루고, 한쪽으로 기울어 있는 골반은 추나로 정렬을 조정하며, 인대 대신 붙잡아야 할 근육은 물리치료실에서 어떤 근육을 어떻게 쓰는지 확인받으며 되살립니다. 그리고 아이를 안는 쪽과 들어올리는 방법, 수유 자세를 하나씩 바꿉니다. 임신 중 골반통 환자 386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시험(Elden 등, 2005, BMJ)에서 표준치료에 침 치료를 더한 군이 표준치료만 받은 군보다 6주 뒤 통증이 낮았습니다. 치료별 내용은 진료 안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같은 산후 골반통인데 회복 속도가 다른 이유

인대와 근육을 같은 방식으로 다뤄도 두 달 안에 자리가 잡히는 분이 있고 반년을 가는 분이 있습니다. 차이는 골반이 아니라 그 몸이 지금 자기 조직을 다시 지을 여력이 있는가에서 옵니다.

산후 빈혈이 남아 있으면 인대와 근육이 회복될 재료가 부족합니다. 수유 중이면 몸이 만드는 영양의 상당 부분이 아이에게 갑니다. 밤잠이 몇 년째 끊겨 있으면 조직이 회복되는 시간대 자체가 없습니다. 이 셋이 겹친 몸은 인대 하나를 고치는 데도 시간이 더 걸립니다.

약침이 늘어난 인대의 부착부를 직접 다루는 일이라면, 한약은 잠이 끊긴 채 아이에게 영양을 내주는 몸이 자기 조직을 다시 지을 조건을 만드는 일입니다. 저희는 진맥과 문진, 필요하면 혈액검사와 체성분 검사로 지금 회복을 붙잡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에 맞춰 약침의 종류와 한약 처방의 방향을 함께 정합니다.

산후 골반통은 이렇게 보는 것이 맞습니다

여기까지는 산후 골반통이 몇 년을 가는 일반적인 이유입니다. 다만 지금 남아 있는 것이 뒤쪽 인대인지 앞쪽 치골결합인지, 인대 대신 붙잡아야 할 근육이 어느 정도 돌아왔는지, 그리고 그 몸이 지금 회복에 쓸 여력이 있는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앞의 둘은 압통과 부하 검사, 초음파와 체성분 검사로, 마지막은 진맥과 문진으로 확인해야 알 수 있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침과 약침, 추나, 근육 훈련 위주로 갈지 한약을 함께 쓸지가 달라집니다.

출산 뒤 몇 년이 지난 골반통은 “아직 안 나은 것”이 아니라 “나을 조건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것”입니다. 조건이 바뀌면 인대는 몇 년이 지나도 다룰 수 있는 조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출산한 지 3년이 넘었는데 이제라도 좋아질 수 있나요?

인대와 근육은 시간이 지났다고 다룰 수 없게 되는 조직이 아닙니다. 산후 골반통 여성 81명 연구(Stuge 등, 2004)에서 근육을 개별 지도하며 훈련한 군은 2년 뒤 85%가 일상 장애가 거의 없었습니다. 다만 몇 년 동안 굳은 인대와 한쪽으로 기운 골반은 시작 시점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육아 자세를 함께 바꾸지 않으면 다시 당겨집니다.

둘째를 계획 중인데 임신 전에 치료를 먼저 해야 하나요?

그렇게 권합니다. 11년 추적 연구(Elden 등, 2016)에서 임신 전 요통이나 골반통 병력이 있던 여성이 장기 통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인대와 근육 문제를 정리하지 않고 다음 임신에 들어가면, 그 위에 다시 인대가 느슨해지는 시기가 겹칩니다. 임신 전에 한쪽으로 기운 골반과 약해진 근육을 확인해 두는 것이 다음 임신을 편하게 지나는 방법입니다.

골반 벨트를 계속 하고 있는데 괜찮나요?

벨트는 늘어난 인대 대신 관절을 붙잡아 줍니다. 통증이 심한 시기에는 도움이 되지만, 원래 근육이 해야 할 일을 벨트가 대신하는 것이므로 오래 의지하면 근육이 돌아올 이유가 없어집니다. 저희는 근육이 제 역할을 찾는 동안 시간을 정해 쓰고, 근육이 돌아오는 만큼 벨트 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안내합니다.

수유 중인데 한약을 먹어도 되나요?

수유 중이라는 점을 전제로 처방 구성을 정합니다. 첫 진료에서 수유 여부와 아이의 나이, 드시고 있는 다른 약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약재로 방향을 잡습니다. 수유 중이라 한약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약침과 침, 추나 위주로 인대와 정렬을 먼저 다루고, 수유가 끝난 뒤 회복 조건을 한약으로 보는 순서로 갑니다.

그럼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세 가지를 확인하면 됩니다. 통증이 골반 뒤쪽인지 앞쪽 치골 부위인지, 아이를 늘 같은 쪽으로 안는지, 열이나 출혈처럼 다른 진료가 먼저인 신호가 있는지입니다. 첫 진료에서는 압통과 부하 검사, 초음파로 어느 인대가 남아 있는지 가리고, 체성분 검사로 근육 상태를 확인한 뒤, 침과 약침으로 시작할지 추나와 근육 훈련을 함께 할지, 한약이 필요한 상태인지를 안내해 드립니다.


참고문헌

  1. Wu WH, Meijer OG, Uegaki K, Mens JM, van Dieën JH, Wuisman PI, Östgaard HC. Pregnancy-related pelvic girdle pain (PPP), I: Terminology, clinical presentation, and prevalence. Eur Spine J. 2004;13(7):575-589. doi:10.1007/s00586-003-0615-y — 체계적 문헌고찰 / 1차 출처 확인 완료(1편 글)
  2. Elden H, Gutke A, Kjellby-Wendt G, Fagevik-Olsen M, Ostgaard HC. Predictors and consequences of long-term pregnancy-related pelvic girdle pain: a longitudinal follow-up study. BMC Musculoskelet Disord. 2016;17:276. doi:10.1186/s12891-016-1154-0 — 장기 추적 연구 / 1차 출처 초록·표 확인 완료
  3. Hansen A, Jensen DV, Larsen E, Wilken-Jensen C, Petersen LK. Relaxin is not related to symptom-giving pelvic girdle relaxation in pregnant women. Acta Obstet Gynecol Scand. 1996;75(3):245-249. — 임상 연구 / 서지는 2차 출처로 존재 확인, 원문 미확인
  4. Vleeming A, de Vries HJ, Mens JM, van Wingerden JP. Possible role of the long dorsal sacroiliac ligament in women with peripartum pelvic pain. Acta Obstet Gynecol Scand. 2002;81(5):430-436. — 임상 연구 / 서지는 2차 출처로 존재 확인, 원문 미확인
  5. Stuge B, Laerum E, Kirkesola G, Vøllestad N. The efficacy of a treatment program focusing on specific stabilizing exercises for pelvic girdle pain after pregnancy: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Spine. 2004;29(4):351-359. — 무작위 대조시험 / 1차 출처 초록 확인 완료, DOI 발행 전 확인
  6. Stuge B, Veierød MB, Laerum E, Vøllestad N. The efficacy of a treatment program focusing on specific stabilizing exercises for pelvic girdle pain after pregnancy: a two-year follow-up of a randomized clinical trial. Spine. 2004;29(10):E197-E203. — 2년 추적 / 1차 출처 초록 확인 완료(85% vs 47%), DOI 발행 전 확인
  7. Gutke A, Sjödahl J, Öberg B. Specific muscle stabilizing as home exercises for persistent pelvic girdle pain after pregnancy: a randomized, controlled clinical trial. J Rehabil Med. 2010;42(10):929-935. doi:10.2340/16501977-0615 — 무작위 대조시험 / 1차 출처 초록 확인 완료
  8. Mens JM, Vleeming A, Snijders CJ, Koes BW, Stam HJ. Reliability and validity of the active straight leg raise test in posterior pelvic pain since pregnancy. Spine. 2001;26(10):1167-1171. — 검사 타당도 연구 / 서지는 2차 출처로 존재 확인, 원문 미확인
  9. Elden H, Ladfors L, Olsen MF, Ostgaard HC, Hagberg H. Effects of acupuncture and stabilising exercises as adjunct to standard treatment in pregnant women with pelvic girdle pain: randomised single blind controlled trial. BMJ. 2005;330(7494):761. doi:10.1136/bmj.38397.507014.E0 — 무작위 대조시험 / 1차 출처 확인 완료
이 증상은 여기서 봅니다

척추·관절 질환

목·허리 디스크부터 어깨·무릎까지. 아픈 자리와 그 자리를 아프게 만든 원인을 함께 봅니다.

진료 분야 자세히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