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MRI에서 회전근개 파열이 확인됐는데 통증이 없다면, 그 파열은 지금 수술 여부를 결정할 대상이 아닙니다. 60세가 넘으면 어깨가 전혀 아프지 않은 사람의 절반가량에서 파열이 발견됩니다. 다만 ‘아무것도 아니다’와도 다릅니다. 파열은 시간이 지나며 커지기도 하고, 커지는 시점에 통증이 함께 시작되는 경우가 관찰됩니다.
양산 호랑이부부한의원 대표원장,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정범환입니다.
건강검진이나 다른 이유로 찍은 MRI 결과지를 들고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안 아픈 쪽 어깨인데 파열이라고 적혀 있어요. 지금 수술해야 하는 건가요?”
안 아픈데 파열이 있는 게 흔한 일인가요?
어깨 통증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서 회전근개 파열이 발견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어깨 증상이 없는 성인 96명의 MRI를 두 명의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독립적으로 판독한 연구(Sher 등, 1995,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에서 전체의 34퍼센트에서 회전근개 파열 소견이 확인됐습니다. 전층 파열 15퍼센트, 부분 파열 20퍼센트였습니다. 나이에 따른 차이가 컸습니다. 19~39세에서는 전층 파열이 한 명도 없었고, 60세 이상 46명 중에서는 25명(54퍼센트)에게 파열이 있었습니다.
일본의 한 마을 주민 664명 전원의 양쪽 어깨를 초음파로 검사한 연구(Minagawa 등, 2013)에서는 22.1퍼센트에게 전층 파열이 있었습니다. 그중 3분의 2에 가까운 65.3퍼센트는 증상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연령별로는 50대 10.7퍼센트, 60대 15.2퍼센트, 70대 26.5퍼센트, 80대 36.6퍼센트로 올라갔습니다.
이 숫자들이 말하는 것은 파열이 위험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회전근개의 변화는 나이가 들면서 상당수에게 생기며, 파열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통증의 유무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럼 안 아픈 파열은 그냥 둬도 되나요?
시간이 지나며 달라지는 부분이 있어서, 확인하지 않고 두는 것과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은 다릅니다.
한쪽 어깨에 증상 없는 파열이 있는 224명을 중앙값 5.1년간 추적한 연구(Keener 등, 2015)에서 49퍼센트의 어깨에서 파열 크기가 커졌습니다. 커지기까지 걸린 기간은 중앙값 2.8년이었습니다. 같은 기간에 46퍼센트에서 새로운 통증이 생겼고, 파열이 커진 경우와 통증이 시작된 경우가 서로 연관되어 나타났습니다.
절반 가까이라는 숫자는 놀라 보이지만, 뒤집어 읽으면 5년 넘게 조용히 지낸 어깨도 절반이라는 뜻입니다. 이 연구가 알려주는 것은 결과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 아니라, 어느 쪽으로 갈지가 시간과 사용 방식에 따라 갈린다는 것입니다.
아프기 시작하면 바로 수술인가요?
통증이 생긴 파열에서도 상당수가 수술 없이 경과를 밟습니다.
외상 없이 생긴 전층 파열로 어깨가 아픈 환자 452명을 다기관에서 추적한 연구(Kuhn 등, 2013, Journal of Shoulder and Elbow Surgery)에서, 2년까지 수술을 선택한 비율은 25퍼센트 미만이었습니다. 수술을 결정한 분들은 대개 초기 6~12주 사이에 결정했고, 이후로는 드물었습니다. 같은 집단의 10년 추적에서도 70퍼센트 이상이 그 사이 어깨 수술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다만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하는 경우가 분명히 있습니다. 아래에 해당하면 정형외과 전문의와 수술 가능 시점을 먼저 상의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 넘어지거나 무거운 것을 든 직후 갑자기 팔을 들 수 없게 된 경우
- 남이 들어주면 유지되는데 스스로는 팔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
- 비교적 젊은 나이에 외상으로 생긴 파열
- 몇 주 사이에 근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경우
- 밤 통증이 심해 잠을 잘 수 없는 상태가 이어지는 경우
진료실에서는 무엇을 보나요
저희는 파열의 크기보다 먼저 그 어깨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를 봅니다. 초음파로 회전근개와 점액낭 상태를 확인하고, 스스로 팔을 들 때와 남이 들어줄 때의 가동범위 차이를 나눠 기록합니다. 팔을 올릴 때 견갑골이 언제 따라 움직이는지도 함께 봅니다. 견갑과 흉추가 굳어 있으면 같은 동작에서도 회전근개가 받는 부담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부분은 추나로 움직임을 확보하는 쪽에 무게를 둡니다.
같은 크기의 파열을 가지고도 몇 년째 아무렇지 않은 분이 있고, 반년 만에 통증이 시작되는 분이 있습니다. 차이의 상당 부분은 어깨를 쓰는 방식과 견갑 움직임에서 옵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몫이 남습니다. 밤에 통증으로 자주 깨면 조직이 회복될 시간이 줄고, 소화가 안 되어 잘 못 드시면 회복에 쓸 재료가 부족합니다. 약침이 아픈 자리와 굳은 자리를 직접 다루는 일이라면, 한약은 그 자리가 회복될 몸의 조건을 다루는 일입니다. 저희는 진맥과 문진, 필요하면 혈액검사와 자율신경 검사로 지금 회복을 붙잡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에 맞춰 약침의 종류와 한약 처방의 방향을 함께 정합니다.
MRI로 파열이 확인된 환자 288명을 국내 네 곳의 한방병원에서 추적한 다기관 관찰연구(Yoo 등, 2024, Explore)에서는 한의 치료 전후의 통증 점수와 어깨 기능 점수, 가동범위 변화를 기록했습니다. 회전근개 질환에 대한 침 치료는 28건의 무작위대조시험, 2,216명분의 자료가 모여 체계적으로 검토된 바 있습니다(Choi 등, 2021, Journal of Acupuncture Research).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는 무증상 회전근개 파열이 일반적으로 밟는 경과입니다.
다만 그 파열이 나이에 따른 변화인지 외상으로 생긴 것인지, 견갑과 흉추의 움직임이 어깨에 얼마나 부담을 더하고 있는지, 그리고 회복 속도를 붙잡고 있는 몸의 조건이 무엇인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앞의 둘은 직접 움직여 보고 초음파로, 마지막은 진맥과 문진으로 확인해야 알 수 있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침과 약침, 추나 위주로 경과를 볼지 한약을 함께 쓸지가 달라집니다.
파열이라는 단어는 무겁게 들리지만, 결과지 한 줄로 결정되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지금 확인해야 할 것은 파열의 유무가 아니라 그 어깨가 어떤 상태에 있는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증상 없는 파열 224명을 5년 넘게 추적한 연구에서 절반 정도는 파열 크기에 변화가 없었고, 49퍼센트에서 크기가 커졌습니다. 어느 쪽으로 갈지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무증상 파열에서는 즉시 수술과 방치 사이의 선택이 아니라, 어깨를 쓰는 방식을 점검하고 일정 간격으로 상태를 확인하는 쪽으로 접근합니다.안 아픈 쪽 어깨에서 파열이 나왔는데 수술을 미루면 나빠지나요?
나이에 따라 발견 빈도가 뚜렷하게 올라가는 것은 맞습니다. 증상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19~39세는 전층 파열이 없었던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54퍼센트에게 파열이 있었습니다. 마을 주민 전수 검사에서도 50대 10.7퍼센트에서 80대 36.6퍼센트까지 올라갔습니다. 다만 나이만으로 지금의 통증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60대인데 파열이 있다고 합니다. 나이 때문인가요?
움직이지 않는 것이 답은 아닙니다. 통증 없이 되는 범위 안에서 어깨와 견갑을 계속 쓰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팔을 머리 위로 반복해 올리는 동작이나 어깨 위쪽에서 무게를 드는 동작은 부담이 커지는 방향이라 조정이 필요합니다. 어떤 동작을 줄이고 어떤 동작을 유지할지는 가동범위와 근력을 확인한 뒤에 정합니다.파열이 있으면 운동을 하면 안 되나요?
두 가지를 봅니다. 통증이 최근에 생겼고 밤에 잘 주무시며 체력에 큰 변화가 없다면 침과 약침, 추나 위주로 경과를 봅니다. 반대로 통증이 3개월 이상 이어졌거나 밤에 깨거나 예전 같으면 나았을 것이 안 낫는다고 느끼신다면, 약침으로 아픈 자리를 다루면서 한약으로 회복 조건을 같이 봐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 진료에서 이 부분을 먼저 확인하고 말씀드립니다.침만 맞아도 되나요, 한약도 먹어야 하나요?
세 가지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첫째, 그 파열이 다친 뒤에 생긴 것인지 검사 중에 우연히 발견된 것인지. 둘째, 스스로 팔을 올릴 때와 남이 들어줄 때 가동범위가 다른지. 셋째, 밤에 어깨 때문에 깨는 일이 있는지입니다. 첫 진료에서는 초음파로 회전근개와 점액낭 상태를 보고, 능동과 수동 가동범위를 나눠 측정하고, 견갑 움직임을 확인합니다. 위에 적은 위험 신호에 해당하면 수술 상담이 필요한 시점인지부터 안내드립니다.그럼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참고문헌
- Sher JS, Uribe JW, Posada A, Murphy BJ, Zlatkin MB. Abnormal findings on magnetic resonance images of asymptomatic shoulders. J Bone Joint Surg Am. 1995;77(1):10-15.
- Minagawa H, Yamamoto N, Abe H, et al. Prevalence of symptomatic and asymptomatic rotator cuff tears in the general population: from mass-screening in one village. J Orthop. 2013;10(1):8-12.
- Keener JD, Galatz LM, Teefey SA, et al. A prospective evaluation of survivorship of asymptomatic degenerative rotator cuff tears. J Bone Joint Surg Am. 2015;97(2):89-98.
- Kuhn JE, Dunn WR, Sanders R, et al. Effectiveness of physical therapy in treating atraumatic full-thickness rotator cuff tears: a multicenter prospective cohort study. J Shoulder Elbow Surg. 2013;22(10):1371-1379.
- Yoo DH, Choi JY, Lee SG, et al. Long-term follow-up of inpatients with rotator cuff tear who received integrative Korean medicine treatment. Explore (NY). 2024;20(2):212-221.
- Choi S, Lee J, Lee S, Yang GY, Kim KH. Acupuncture for symptomatic rotator cuff diseas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 Acupunct Res. 2021;38(1):2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