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손목·손

테니스엘보가 왜 이렇게 오래 가는지

팔꿈치·손목·손테니스엘보가 왜 이렇게 오래 가는지호랑이부부한의원

테니스엘보가 오래 가는 이유는 이 문제가 염증이 아니라 힘줄 조직의 퇴행 변화이기 때문입니다. 붓고 빨개졌다가 가라앉는 종류의 문제가 아니라, 힘줄이 스스로 낫는 과정을 다시 밟아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통증이 줄어드는 속도와 조직이 회복되는 속도가 처음부터 다릅니다.

양산 호랑이부부한의원 대표원장,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정범환입니다.

“두 달이면 낫는다고 들었는데 반년째입니다.” 이 말을 진료실에서 자주 듣습니다. 경과를 잘못 밟고 있어서가 아니라, 이 질환이 원래 그런 시간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힘줄 안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

테니스엘보는 염증이 생긴 상태가 아니라, 힘줄이 낫다가 멈춘 상태입니다.

수술로 얻은 팔꿈치 힘줄 조직을 현미경과 면역조직화학으로 분석한 연구(Kraushaar와 Nirschl, 1999,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에서는 만성 테니스엘보 조직에서 림프구, 대식세포 같은 염증세포가 거의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콜라겐이 제대로 정렬되지 못한 채 섬유아세포와 미성숙한 혈관이 뒤엉킨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저자들은 이를 힘줄이 치유에 실패한 상태로 정리했습니다.

이 구분이 기간을 설명합니다. 염증이라면 가라앉으면 끝입니다. 조직이 잘못 재생된 상태라면 그 조직을 다시 세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팔꿈치 힘줄은 회복에 불리한 자리에 있습니다

힘줄이 뼈에 붙는 지점은 혈류가 적어, 같은 손상이라도 근육보다 회복이 느립니다.

손목을 펴는 근육들은 팔꿈치 바깥쪽 좁은 지점에 모여서 붙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쥘 때마다 이 지점에 힘이 집중됩니다. 컵을 드는 동작, 걸레를 짜는 동작, 마우스를 오래 쥐는 동작이 모두 여기에 실립니다.

문제는 이 부위를 완전히 쉬게 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손을 쓰지 않고 지낼 수 있는 하루는 거의 없습니다. 회복이 진행되는 도중에 매일 새로운 부하가 들어가는 셈입니다.

기간을 늘리는 조건은 팔꿈치 밖에도 있습니다

목 통증을 함께 가진 분들은 1년 시점의 팔꿈치 통증이 더 높게 남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1차 의료기관의 테니스엘보 환자 349명을 12개월간 추적한 연구(Smidt 등, 2006, The Journal of Rheumatology)에서는 처음부터 통증이 심했던 경우, 팔꿈치 증상이 오래 이어진 상태로 내원한 경우, 그리고 목 통증을 함께 가진 경우가 12개월 시점의 예후가 좋지 않은 인자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이 질환이 대부분 자연 경과로 호전되는 조건이라는 점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목이 팔꿈치의 예후에 관여한다는 결과는 진료실 경험과 맞습니다. 목과 어깨가 굳어 있으면 팔을 쓸 때 팔꿈치가 더 많이 일하게 됩니다.

저희가 시기별로 나눠 보는 것

저희는 먼저 부하를 확인합니다. 하루에 손으로 무엇을 몇 번 쥐는지, 어느 동작에서 통증이 재현되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한 뒤, 초음파로 힘줄 부착부의 두께와 조직 상태를 봅니다. 목과 어깨의 움직임 제한이 함께 있는지도 같이 확인합니다.

통증이 날카롭게 올라와 있는 시기에는 자극을 줄인 무통 약침과 침 치료로 통증과 수면을 먼저 다룹니다. 통증이 가라앉은 뒤에는 체외충격파추나로 팔꿈치에 실리는 부하를 목·어깨로 다시 나누는 쪽에 무게를 옮깁니다. 시기를 건너뛰면 같은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회복 조건을 함께 보는 이유

부하 조절이 첫 번째 변수인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같은 일을 하는 두 사람이 같은 시기에 시작해도 회복에 걸리는 시간은 갈립니다.

밤에 팔꿈치가 배기고 눌려 잠이 얕아지면 조직이 재생될 시간이 줄어듭니다. 소화가 좋지 않아 잘 드시지 못하면 힘줄을 다시 세울 재료가 부족합니다. 이런 조건들은 팔꿈치를 아무리 정밀하게 봐도 팔꿈치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약침이 낫다가 멈춘 힘줄 자리를 직접 다루는 일이라면, 한약은 그 힘줄이 다시 회복될 몸의 조건을 만드는 일입니다. 저희는 진맥과 문진, 필요하면 혈액검사로 지금 회복을 붙잡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약침의 종류와 한약 처방의 방향을 함께 정합니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경과입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테니스엘보가 밟는 흐름입니다.

다만 지금이 어느 시기인지, 목과 어깨의 문제가 얼마나 겹쳐 있는지, 그리고 회복 속도를 붙잡고 있는 몸의 조건이 무엇인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앞의 둘은 동작 확인과 초음파로, 마지막은 진맥과 문진으로 확인해야 알 수 있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약침과 체외충격파 위주로 갈지, 추나를 함께 넣을지, 한약을 같이 쓸지가 달라집니다.

테니스엘보는 “왜 아직도 안 낫지”라고 물을 문제가 아니라, “지금 어느 단계이고 무엇이 발목을 잡고 있는지”를 물을 문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염증이 아니면 소염제를 먹어도 소용없나요?

약 복용 여부는 처방한 의료진과 상의하실 부분입니다. 다만 만성 테니스엘보 조직에서 염증세포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는, 통증이 줄어드는 것과 힘줄이 회복되는 것이 같은 속도로 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통증이 줄었다고 부하를 원래대로 올리면 다시 시작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얼마나 걸리나요?

증상 기간이 짧고 통증이 심하지 않은 상태로 오시면 경과가 빠른 편입니다. 반대로 오래 끌었거나 처음부터 통증이 심했던 경우, 목 통증이 함께 있는 경우는 12개월 시점의 예후가 더 나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기간을 정해두기보다 단계별로 확인하며 가는 편이 정확합니다.

팔꿈치가 아픈데 왜 목을 보나요?

349명을 12개월간 추적한 연구에서 목 통증 동반이 팔꿈치 통증의 장기 예후와 연관된 인자로 나타났습니다. 목과 어깨가 굳어 있으면 팔을 쓸 때 팔꿈치가 더 많은 몫을 감당하게 됩니다. 팔꿈치만 다루면 부하 조건이 그대로 남습니다.

침만 맞아도 되나요, 한약도 먹어야 하나요?

두 가지를 봅니다. 증상이 생긴 지 얼마 안 됐고 잠도 잘 주무시고 체력에 큰 변화가 없다면 침과 약침, 체외충격파 위주로 경과를 봅니다. 반대로 3개월 이상 이어졌거나 밤에 깨거나 예전 같으면 나았을 것이 안 낫는다고 느끼신다면, 약침으로 힘줄 자리를 다루면서 한약으로 회복 조건을 같이 봐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 진료에서 이 부분을 먼저 확인하고 말씀드립니다.

그럼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세 가지를 정리해 오시면 좋습니다. 증상이 시작된 시점, 어떤 동작에서 가장 아픈지, 그리고 목과 어깨가 함께 불편한지입니다. 저희는 첫 진료에서 통증이 재현되는 동작을 확인하고 초음파로 힘줄 상태를 본 뒤, 지금이 어느 시기이고 어떤 순서로 접근할지를 말씀드립니다.


참고문헌

  • Kraushaar BS, Nirschl RP. Tendinosis of the elbow (tennis elbow). J Bone Joint Surg Am. 1999;81(2):259-278.
  • Smidt N 등. Lateral epicondylitis in general practice: course and prognostic indicators of outcome. J Rheumatol. 2006;33(10):2053-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