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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먹으면 간 나빠지나요? — 그 말이 어디서 왔는지부터 답합니다

한약한약 먹으면 간 나빠지나요? — 그 말이 어디서 왔는지부터 답합니다호랑이부부한의원

그 말은 어디서 왔나

2012년 국내 대학병원들이 약물로 간이 손상된 입원환자 371명의 원인을 조사한 연구가 있습니다. 결과는 한약 27.5%, 양약 27.3%, 건강식품 13.7%, 약용식물 9.4%, 민간요법 8.6%였습니다. 이 "27.5%"가 기사 제목이 되었고, 지금까지 회자됩니다.

이 조사에서 '한약'은 한의사가 처방한 것과 환자가 스스로 구한 것을 나누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약용식물과 민간요법까지 합치면 식물성 제품이 40%를 넘습니다. 산에서 캔 뿌리, 지인이 권한 즙, 출처 모를 환이 모두 한 덩어리로 세어졌다는 뜻입니다.

같은 시기, 전국 약물감시센터에 보고된 간 손상 자료를 분석한 연구들은 정반대 그림을 보여줍니다. 항생제·항경련제·소염진통제·고지혈증약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한약은 0.5%였습니다.

두 숫자가 다 틀린 것은 아닙니다. 어디서, 무엇을 '한약'이라고 세느냐가 달랐을 뿐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만 따로 추적한 연구입니다.

처방된 한약만 따로 세면

한국한의학연구원과 전국 10개 한의과대학 부속병원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입원환자 1,001명을 추적했습니다. 한약을 주로 복용하는 환자에게 혈액검사를 반복해 간 손상 여부를 직접 확인한 전향적 연구입니다.

결과는 6명, 0.6%였습니다. 6명 모두 증상이 없었고 추적 검사에서 간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약재 자체의 독성과 상관성이 낮은 특발성 반응으로 분류됐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해외 병원이 조사한 입원환자의 약인성 간 손상률은 스위스 1.4%, 프랑스 1.3%입니다.

다른 조사도 같은 방향입니다. 근골격계 입원환자 4,769명 중 0.6%, 경희대한방병원 1,169명 중 0.43%, 류마티스 약과 한약을 함께 복용한 346명 중 0.58%. 병원에서 처방된 한약의 간 손상률은 어느 조사에서도 1%를 넘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자료는 2025년에 나왔습니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국민건강보험 청구 자료에서 약물로 간이 손상된 환자 672,411명을 분석해, 손상이 생기기 전 90일 동안 어떤 처방이 있었는지 살핀 연구입니다. 양약 처방 뒤 3~15일 사이 간 손상 위험은 평상시의 2.44배로 올라간 뒤 서서히 내려왔습니다. 한의원 한약 처방 뒤에는 0.99배, 즉 위험이 늘지 않았습니다.

흔히 먹는 약과 같은 기준으로

이 숫자를 양약이 위험하다는 말로 읽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정확히 반대입니다. 모든 약은 간을 거치고, 그래서 모든 약에는 기준이 있습니다. 그 기준이 지켜지기 때문에 우리는 약을 안심하고 먹습니다.

약국에서 가장 흔히 사는 해열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을 생각해 보십시오. 미국에서 급성 간부전의 절반 가까이가 이 약 때문이고, 그중 절반은 자살 목적이 아니라 하루 4g 기준을 모르고 여러 감기약을 겹쳐 먹은 경우입니다. 그래도 이 약은 위험한 약이 아닙니다. 기준을 알고 지키면 안전하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입니다.

항생제, 소염진통제, 고지혈증약도 같습니다. 약물감시센터 자료에서 간 손상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누구도 이 약들을 먹지 말라고 하지 않습니다. 용량과 기간의 기준이 있고, 필요하면 혈액검사로 확인하고, 이상이 있으면 바꾸거나 멈추기 때문입니다.

한약도 같은 기준 안에 있습니다. 검사를 통과한 약재를, 진찰을 거쳐, 정해진 용량과 기간으로, 지켜보며 씁니다. 한약이 안전한 이유는 '자연에서 온 것'이어서가 아니라 이 기준 때문입니다.

정직하게 덧붙입니다

한약의 간 손상률이 0은 아닙니다. 1,001명 중 6명은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67만 명 자료에서도 이미 간 질환이 있는 환자군에서는 한약 처방 뒤 위험이 1.16배로 조금 올라갔습니다. 간염, 지방간, 간경변 진단을 받으셨다면 처방 전에 꼭 알려주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일부 약재는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고되어 있고, 그래서 용량과 기간의 기준이 있습니다. 이 기준을 지키는 것이 한의사의 일입니다. 그 기준을 어떻게 지키는지는 2편에서 이어 설명하겠습니다.

한약 때문에 간이 나빠졌다는 말을 들으시면 한 가지만 물어보십시오. 누가 처방한 한약이었는지.

자주 묻는 질문

한약 먹으면 간수치가 오르나요?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을 복용한 사람을 따로 추적한 국내 연구에서 간 손상 발생률은 0.43~0.6%였고, 발생한 경우도 대부분 증상 없이 복용 중단 후 회복됐습니다. 67만 명 규모의 건강보험 자료 분석에서는 한약 처방 뒤 간 손상 위험이 늘지 않았습니다.

그럼 "한약이 간 손상 원인 1위"라는 기사는 뭔가요?

2012년 371명 조사에서 한약 27.5%, 양약 27.3%로 나온 결과를 가리킵니다. 이 조사는 한의사 처방 한약과 개인이 따로 구한 약재·민간요법을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시기 약물감시센터 자료에서는 한약이 0.5%였습니다.

간 질환이 있는데 한약을 먹을 수 있나요?

진찰 후 판단합니다. 기존 간 질환이 있는 분은 한약 처방 뒤 위험이 조금 올라간다는 자료가 있어, 반드시 미리 알려주셔야 하고 필요하면 원내 혈액검사로 확인한 뒤 처방합니다.

양약과 같이 먹어도 되나요?

대부분 가능하지만 처방 전에 복용 약을 알려주셔야 합니다. 류마티스 약처럼 간에 부담이 되는 약과 한약을 함께 복용한 346명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간 손상률은 0.58%로, 한약이 추가 부담을 주지 않았습니다.

이어 읽기. 한약은 어떻게 안전하게 처방되나요? — 약재부터 복용 중 점검까지

출처

  • Suk KT 외. Am J Gastroenterol, 2012 — 약인성 간손상 입원환자 371명 원인 조사
  • Shin HS, 2009 · Kwon SH, 2012 — 지역 약물감시센터 간손상 보고 분석
  • Cho JH 외. Arch Toxicol, 2017 — 한방병원 입원환자 1,001명 전향적 추적
  • Yang JH 외. Front Pharmacol, 2025 — 국민건강보험 672,411명 자기대조환자군 분석
  • 자생한방병원, 2015 — 근골격계 입원환자 4,769명 후향적 분석
  • 경희대학교한방병원, 2015 — 입원환자 1,169명 분석
  • 경희대학교 침구과, 2018 — 류마티스 약과 한약 병용 346명 분석
  • US Acute Liver Failure Study Group — 아세트아미노펜 관련 급성 간부전 비율